두 영화 모두 트랜스젠더 관련한 영화.

그가 사는 법
"내 몸이 알루미늄이어서 머리 아래로는 느끼지 못했으면 좋겠어요" "바람처럼 달리고 싶어요"라는 말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몸에 대한 부대낌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해줬던 부분.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감옥에 수감된/적이 있는 MTF 트랜스젠더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어찌 생각하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다른 "상식"이라고 불리우는 것이 우선시되면서 무시되버리고 폭력이 된다. 사람들의 "외부성기"에 대한 생각의 전형을 보여주는것도 같다.
어디까지를, 어떤것을 우선시해야 하는 걸까.

요즘 계속해서 트랜스젠더관련 다큐를 보면서

2008/04/15 02:01 2008/04/15 02:01

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상 수상작 3 X FTM. 세명의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

저번에 가편집본을 보고 드디어 영화관에서 이 다큐를 보게 되었다.

처음본 그날과 마찮가지로, 기분은 많이 씁쓸하다. 생각도 삶도 다른 세명의 성전환 남성. 그리고 단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보여지는 FTM들의 고민의 지점들. 성별정체성의 문제들. 그 다양함.

어떤이는 사람들에게 FTM의 존재가 있음을 알린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이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고민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처음 FTM의 존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에서부터 자신의 성별에 대한 고민의 지점까지. 어떠한 고민이라도 이 영화로부터 이 세사람의 모습으로 부터 시작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모습에 고스란히 투영이 된다면 좋겠다.

이 다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연봉 **만원에 나를 팔았어요" "나도 전세집을 갖고싶어요" 라고 말하던 한무지의 모습이다.
본인은 어떠한 심정으로 저 말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저부분에서 괜시리 서러움이 밀려와 왈칵 눈물을 쏟아버렸다. 한명의 FTM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을, 자신의 모습을 버리게 되기도 한다. 큰 꿈도 아닌 전세집에서 살고 싶지만, 삶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물론, 다른이들도 많은 이유들로 저러한 서러움을 겪을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난, 저 다큐를 보면 서럽다.

내 삶이 서럽고, 저들의 삶이 서럽다. 힘차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임을 알면서도 나는 또 서러워져버린다. 그래서 나에게 3 X FTM은 참.. 아프다.

2008/04/13 03:13 2008/04/13 03:13

 가끔 구경가는 사이트의 비밀게시판에 애인과의 결혼을 위해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씁쓸해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많은 FTM들이 자신이 남성임을 확인하고, 남성으로 인정받고 살아가기 위해서 호르몬을 결심하고 수술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하고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호르몬 과정에서도, 수술과정에서도 얼마나 많은 부대낌을 겪는지 그녀는 알고 있는걸까?

한국에서 FTM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괴리를 주는지 그녀는 알고 있는걸까?

호르몬을 해 나가면서 겪는 신체의 변화와, 그 신체의 변화를 바라보고 느끼는 수많은 사회의 시선과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신분증 검사 한번에도, 화장실 가는것 한번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과 두려움을 안게 되는지 그녀는 알고 있는걸까?

"레즈비언이 결혼을 위해서 성전환 수술을 하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사회 견고히 박혀있는 성역할에 잘 적응할 수 있고, 그것과 상관없이 일할수 있는 직장과
돈, 건강 이 되면 하라그래..아, 시간도.."
"그건 FTM의 삶을 무시하는 발언이야."

라고 시니컬하게 내뱉던 FTM친구의 말처럼, 어쩌면 그녀는 FTM의 삶을 그저 남자로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방법의 하나로 정말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나는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당신은 수술을 해서는 안돼요." 라고 할 수 있는걸까?

그냥 단순하게 "성전환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정신과 상담을 해야 하고, 그 상담에서 FTM이라는 판정이 내려져야 호르몬을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상담과정에서 인정이 안된다면 호르몬도 수술도 못하실 수도 있어요" 라는 말이 아니고,

한국에서 FTM으로 산다는것이, 호적정정이 안된 신분증과 남성으로 패싱되는 외모때문에 정규직으로 취직을 못하고, 취직을 못해서 돈을 못벌고, 돈을 못벌어서 수술을 못하고... 수술을 못하니까 호적정정을 못하는...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그들의 삶이 쉽지 않음을 이야기 해야 하는걸까.

만약 그녀가 돈도 시간도 많은 사람이라면, 그래요 수술해서 애인과 행복하게 사세요. 라고 말을 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수술을 해도, FTM같은 경우는 예후가 좋지 못하고, 일반 남성의 성기와 같지 않고, 아시다시피 섹스는 가능하더라도 임신은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말려야 하는걸까?


...........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결혼으로 서로의 사이를 인정받고 싶고, 사회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인정받고 살아가고 싶어하는 그녀의 욕망이, 그리고 그런 방법이 과연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

 레즈비언 커플로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억압과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까지 바꾸겠다고 결심한 그녀에게, 그게 잘못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함께 나서서 제도를 바꿔보자고, 함께 싸우자고 할 수 있는걸까? 언제 바뀔지도 모르는 법안을  이야기하고, 어제 바뀔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인식이 그래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한걸까?

트랜스젠더운동을 하면서,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은 역시 레즈비언이다.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하는지 안하는지에 따라서 나뉘어지는 부치와 FTM의 모호한 경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이유때문에 자신의 여성성을 인정하면서도 호르몬을 하고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FTM을 단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여성과 살기 위해 수술하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에는 그렇게 수술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기 때문임을 난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욕망을 FTM의 욕망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남성이라는 성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하는걸까. "나는 원래 남성이다"라고 말하는 그들과, "사회가 여성으로 살기에, 레즈비언 커플로 살기에 문제가 없었다면 나는 수술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들이 다르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걸까. 어느정도의 욕망을 가지고, 어느정도의 스스로의 인정기간을 가지고 있었어야지 "남성"으로 인정할 수 있는걸까. 그 기준은 누가 정하고, 누가 인정해야 하는걸까.


어떤 부분 "남성의 사회"인 한국 사회에서 "생존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방법들.

모든 성전환자들이 다 수술을 욕망하고, 호르몬을 욕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외관상 분명한 "남성"혹은 "여성"으로 보이지 않으면 눈총당하고, 끊임없는 질문에 시달리고,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한국 사회이다. 이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한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많은 이들은 호르몬을 하고 수술을 한다. 그들의 생존전략을,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는걸까.

다만, 한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살고 싶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그냥 남들처럼 동반자가 아프면 병원에서 당당하게 사인을 하고 싶은 그들의 욕망을.

그 작은 소망을, 나는 과연 당신은 "진정한" FTM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


2008/03/24 02:37 2008/03/24 02:37